지잡대 나와서 자격증이고 뭐고 하나도 없이
내가 대체 뭘 할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스팩이었음
지금 생각해도 아찔할 정도로 자신감만 조온나게 높아서
'난 뭐든 할수 있지'
마인드로 개백수 생활에도 주눅 들지 않는 것 하나가 장점이었음
그러다 진짜 개 운이 좋게 중소기업 하나에서 연락이 와서 면접보러 갔었음
면접 대기자가 나까지 총 네명
그중에 세명만 뽑는다 했는데 당시 초봉 2400일때
얼마 원하냐고 물어보길래 2200이요 하고 내가 내려침 ㅋㅋㅋ
그래서 운좋게 붙었나봄
이후에 계획은 여기서 일 존나게 배워서 큰회사 가잔 마인드로 매일 새벽까지 일하는거 그냥 입 딱 닫고 3년간 버티고 버텼다.
공공기관 하청업이라 운좋게 박사님 한분을 알게되고 존나 싹싹하게 하니까 멘토가 되어주심
진짜 그 뒤로 하라는대로 했다.
좀더 공부도 하고 일하면서 대학원도 들어가고
그렇게 3년이 흐르고 서울에 대기업은 아니지만 누구나 알법한 큰 회사에 이력서를 넣어봤다가 덜컥 면접이 잡힘
한 회사에서 오래있던 경력과 질문받을때 진짜 당차게 말하고 모르는거 질질 안끌고 칼같이 모르겠다고 하다보니 맘에 든다고 뽑아주심 300:1 이었는데 진짜 꿈인가 생시인가 싶었다.
그 회사도 사람 진짜 연봉 후려치고 굴릴대로 굴리는 회사였어서 괴로웠지만
'나같은 지잡대 무스팩은 기술스택과 이런 경력들이 유일한 스팩이다'
생각하고 개같이 구름 그렇게 1년쯤 구르고 당시 전여친 지금의 와이프가
'너무 몸상하면서 일한다. 내가 투잡이라도 뛰어서 벌어볼테니까 1년만 쉬는게 어때?'
라고 해주길래 진짜 눈물이 났다.
부모님 외에 나한테 이런말을 해주는 사람이 대체 누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이사람하고 꼭 결혼해야지 꼭 이 마음 보답해야지 싶었다.
그 뒤로 진짜 개빡쌔게 공부하고 또 공부해서 지금 다니는 회사에 들어왔다.
다양한 기술스택과 개같이 구른만큼 쌓인 수도없이 많은 경력사항들이 별볼일 없던 나를 꼭 뽑고 싶게 만들었다 하시더라
대기업에 들어오니까 진짜 그간 개고생하고 이렇게 사는게 맞나 싶었던 삶이 다 사라지고 평안함만이 남았다.
그만큼 고생했던 보답인가 싶다.
운이좋아서 라고할 수도 있지만 과연 나같이 시작한 사람들중에 구르면서 존버라도 안하면 삶이 달라질 기회라도 올까싶다.
다들 취준 힘내고 좋은날이 있길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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