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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가 운이 좋은줄 알았다모바일에서 작성

취갤러(182.219) 2024.07.17 02:05:33
조회 1227 추천 6 댓글 8
														

난 항상 뭘 해도 금방 잘 됐다.
전 회사 입사도 운좋게 쉽게 했고

1년 좀 넘게 다니다가 짠 연봉과 야근때문에 이직을 마음먹었다.

난 나라면 두달이면 이직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고 오늘이 딱 그 두달째다.

퇴사하고 한달을 내리 놀고 대충 일주일 공부했더니 오픽AL이 나왔다. 역시 난 되는건가? 싶었다.
이때부터 이력서를 넣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신입 뽑는 곳이 없어서 당황했다.
내 직무에 신입 모집은 정말 가뭄에 콩나듯이 있었다.

다른 직무까지 온몸비틀어가며 어거지로 지원했지만 이력서를 한달간 안열어보는 기업들도 허다했다.

퇴직금을 다 쓰고 생활비를 벌어야 했다.

단기알바를 하려고 보니 돈이 얼마 안되길래 인력사무소를 나갔다. 난 군대에서도 작업도 잘하는 에이스였기에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노가다를 나가보니 몸이 힘든건 둘째치고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건설현장에 내 또래는 거의 없거나 가끔 보여도 자기들끼리 팀 짜서 일하는 기술배운 전문공들이었다.

그에 반해 나는 보통인력으로 나랑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별다른 기술이 없는 아저씨들이었다. 대화를 할 수 있을리 만무했다.


노가다판에서 시간은 더럽게 안갔고, 그 시간동안 노동의 참맛보다는 과거의 내 나태함으로 난 여기서 썩고있구나 같은 생각만 들었다.
이상했다. 누구보다 직업에 귀천은 없다고 생각했던 내가, ‘인서울 중위권 나와서 이런 일이나 하다니. 난 패배자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국 노가다는 며칠을 안가 못나갔다. 발바닥에 물집이 잡혀 걷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아니 다 낫고도 나가지 않았으니 물집은 핑계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계속되는 구직활동 속에 나에게 또 행운이 찾아왔다.
한 헤드헌터가 증권사 채용 건으로 연락을 했다. 계약연봉은 전 회사의 1.5배. 여의도 한 건물의 꼭대기층에 사무실이 있다고 했다.

이사람이 자기는 여러명한테 제안 안한다고, 딱 마음에 들면 한명만 추천한다고 했다. 이 회사 대표이사, COO, 무슨 임원 등등 여럿을 자기가 타 기업에서 스카웃해서 데려왔다며, 자기가 마음에 들면 이 회사는 나를 뽑을수 밖에 없다고 했다.


다음날 이 사람을 만났고, 두시간동안 이사람이 떠드는 소리를 들으며 미팅을 마쳤다. 내가 적합한 사람인 것 같다며 이력서를 양식에 맞춰 보내라고 했다.
다음주 월요일에 연락이 갈거라며, 이 채용 건 진행되는 동안은 다른 회사에 지원하지 말라고, 나도 당신만 추천했으니 당신도 이 약속은 지켜달라며 자신있게 이야기했다.


난 들떴다. 이정도면 당연히 면접만 잘 보면 무조건 입사할거라고 생각했다.
내 마음은 이미 여의도에 있었고 고액연봉을 받고 있었다.

알바를 구하려고 했는데 면접일정도 있고 빨리 그만두면 민폐니 구하지 않기로 했다.

부족한 생활비는 일단 대출을 받아 한달 생활하고 월급으로 갚으면 될 것 같았다.

모든 문제가 해결됐고 난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았다.


어제 오후 전화가 왔다. 자기가 인사부장이랑 통화했는데 인사부장은 내 서류를 보고 매우 흡족해했단다. 그리고 내일 오전에 임원회의 후 면접일정을 알려주겠다고 했다.
면접은 거의 인성면접 위주로 같이 일할 수 있을지 정도만 볼것이고, 면접 후 일주일이면 입사하는 ASAP 채용 건이니 준비하라고 했다.


그리고 오늘 점심, 헤드헌터에게 전화가 왔다.
오전에 회의를 했는데, 예산 등 여러 문제로 신입채용이 취소됐다는 내용이었다.

아쉽게 됐다며 미안하다고 전화를 끊었다.이해가 가지 않았다. 여의도 꼭대기층에 있는 증권사가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채용을 취소한다니.
차라리 내가 모자라서, 마음에 안들었다면 납득이 될 것 같았다.
화도 났다. 그렇지만 내가 할 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다른 기회라도 줄 수 있지 않을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헤드헌터에게 감사했다며 문자를 보냈다. 답장은 없었다.


내일부터 노가다를 다시 나가려 한다.
아 비가 오니까… 모레부터 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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