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제작직 이번 상반기까지 3번 지원한 사람입니다, 작년 상/하반기 지원했을땐 모두 실기평가(다른 직무는 이 단계가 지싸트)에서 떨어젔습니다.

근데 이번 상반기는 2차 실기까지 합격하고, 최종 면접까지 가고, 면접 당시에도 3개 면접 모두 긍정적인 피드백 받아서 '아 이번엔 되겠구나' 기대하고 있었어요.

근데 티는 안냈어요. 또 기대하다가 떨어지면 마음이 더 안좋으니까요. 부모님도 내색은 안하셨지만, 많이 기대하고 계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죄송하네요. 삼성말고도 기대하다가 떨어진 곳이 많았거든요.

왜 무슨 이유때문에 제가 떨어졌는지, 마음같아선 제일기획 앞에 기다리고있다가 면접 들어온 사람들 붙잡아서 물어보고싶어요. 저는 취업을 같이 준비한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커뮤니티나 그룹에서 도움받아가며 으쌰으쌰 같이 준비한 것도 아니고, 떨어져도 어디 넋두리할 상대도 없고, 정말 답답합니다.

언제까지 떨어진 사람은 이렇게 비밀스럽게 이유도, 정확한 영문도 모른 채 그냥 군말없이 수용하고 바보처럼 받아들여야하는지. 정확한 이유라도 알면, 어렴풋이 떨어진 근거라도 한줄 써있으면, 아그렇구나 납득하고 내가 여길 또 지원하던지, 아니면 여기는 내가 근본적으로 안되는거였구나라고 단념하고 더이상 지원하지않으며 삶의 방향을 수정하고 다시 궤적을 그려나가기 위해 애쓸 것 같네요.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겠지만, 삼성이 유독 그렇네요. 언젠간 될거야라는 희망 고문을 품은 이 고약하고 피말리는 공채 시스템이 도대체 몇명을 뽑는지, 과연 사람을 뽑긴 했는지, 나이때문인지, 지금 다니는 곳이 후져서인지(중고신입으로 지원했습니다), 목소리가 문젠지, 태도가 문젠지 정말 알고싶을 뿐입니다. 어렴풋이라도요.

그냥.. 취준하면서 주변에 더이상 친구도 없고, 가슴이 답답해서 이런 곳에 글 처음 써봐요. 텍스트로라도 표출안하면 속병걸려 뒈질 것 같아서요..

다른 전공분들도 물론이겠지만, 미술/디자인 관련 직무는 들어가기 정말 힘드네요.

삼성그룹은 나이도 차서 더이상 지원은 안할 것 같습니다. 오늘도 엄마아빠께 미안하네요.

합격하면 입을 것들, 신을 것들 생각하며 위시리스트 작성하는 즐거움으로 버틴 2-3주였는데, 모두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