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씨 둘러보다 우연히 취갤이 보여서 아까부터 글들 쭉 읽어봤는데 이곳은 정말 진지한 곳이군.. 정이들라고해.. 나 내일이 대학 졸업이야. 중학교 한창 찌질땔때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부모님이 새벽장사하시느라 김밥도 못싸주셨고 입을만한 옷도 없었거든.. 남들은 소풍만을 기다리던데 난 그날 저녁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몰라.. 갑자기 졸업인데 이 얘기가 왜 나오냐구? 나 오늘 기분이 그때 그런 기분이야.. 내 얘기를 하자면 올해 27이고 서울 최하위권 컴공에 경상계열 복수전공했어. 학점은 3.6이고 작년 가을부터 토익은 혼자해왔는데 내대가리에 아무리 붙잡고 있어도 500밖에 안되더라고.. 남들은 뭐 하고 싶다하는게 있는데 난 그런거 없이 수능점수 맞춰서 대학, 과고른 그런 인생이야,,, 재수할 용기는 없었고 대학오니 프로그램만 왕창하더라? 난 컴퓨터 조립하고, 어떤 제품이 좋고, 뭐 그런애였는데 내 적성과 능력과 실력이 컴공에는 안맞았어,, 1학년때는 친구들이랑 노는데 빠져있었고 학점도 개판이었다~~ 군대갔다와서 복학하려고 보니 역시 컴공은 내능력도 안되고 내길이 아니다 이거였어. 전과할려고 보니 넌 학점딸려서 꺼지래~~ 그래서 이 대가리로 생각한데 복수전공이었지. 전공과 전혀 관련없는곳으로 말야. 이전에 그쪽 분야에 관심이 많았거든.. 물먹었지만 그쪽에 자격증도 준비했었고. 나 진짜 학점매꿀라고 엄청 빡셌다. 똑같은 수업 주간야간 다 듣고, 엠피삼에 녹음해서 집에갈때 또 듣고 시험봤어. 그러더니 3학년때는 성적 장학금도 주더라.. 남들은 토익이다 아르바이트다 인턴이다 하는데 이 미련한 인생은 학점 매꾸는 것밖에는 머리에 없었어. 역시 전공에는 졸업이수만 하자는 생각이었고 복수전공쪽에만 신경썼어.. 친구들은 슬슬 토익준비 하는데 난 싸이코라 남들 다하는거에 왠지 거부감이 들더라? 영어한마디도 못하면서 S+V+O 를 외운다는게 싫었거든. 아니 솔직히 말하면 귀찮았어/// 미안해 ㅎㅎㅎ 프로그래밍하나도 못하는 컴공이 나야 ㅎㅎㅎ 그런데도 내가 3,4학년때 들은 컴공과목은 남들보다 학점은 잘나왔어. 다른애들은 내가 잘하는줄알아. 이거 문제있는거 아냐? 어쨌든 전공이 아닌 쪽으로 수십번 원서를 넣어봤는데 하나도 안되더군. 역시 토익이었어. 토익 따윈 하찮게 여길 만한 스팩도 빽도 없었고,,, 뒤늦게 이번달부터 새벽에 일어나 종로 토익첫타임듣는다. 같이 있는 애들 다들 열심이야. 완전 안습이야 ㅠ.ㅠ 내가 지금까지 뭐하고 지냈는지.. 다른애들 취직했다는거 겉으로는 축하해주면서도 내가 착한인간은 아닌지라 속으로는 무지 저주한다. 내일 졸업식 가기는 무서운데 솔직히 부모님때문에 가는거야. 4년동안 밤잠안주무시면서 일해서 애색끼 대학 보내신 그 분들께 내 우울한 기분때문에 그냥 지나친다는게 정말 죄송스럽더라고,, 난 이제 한두달 정부산하 기관에서 보조 알바하면서 토익공부하면서 지낼 생각이야. 취갤에도 전공 적응못한 횽누나들있을텐데 ㅜ리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