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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김#$ 내 얘기 한번 들어볼래 20번째..

같괱깨(219.254) 2007.11.30 23:07:10
조회 332 추천 0 댓글 7

20

몸은 고단하지만 기억은 더욱 선명해진다.

다시 한번 차분히 기억을 거슬러본다...

하지만 그런 와일드한 관심도 내가 정신을 차린후에는 많은 애정으로 바뀌었다.

음..그건 그렇고...

일병을 달고 두달 세달 정도 남짓 되었을때 어느덧 내 밑으로 후임 한명이 더 들어왔다.

59기 천해병이었다..

185의 큰키에 딱벌어진 어깨 전형적인 장사체형 이었다.

체격만 큰게 아니라 머리도 아주 컸다..모자 사이즈가 59호 였으니깐...

나를 비롯해 내 밑에 후임 두명을 두고 중대에서는 이렇게 불렀다..

나는 원킹,맞후임 투킹,두번째 후임 쓰리킹 ...

선임들이 이렇게 부른 이유는 순전히 머리크기로만 따져서였다.

뭐 생활을 잘해서 애들을 잘패서 킹이 아니라 단순히 절대적인 머리크기로 정한 킹 이었다.

그렇게 두 번째 되는 후임이 들어왔건만 난 여전히 정신을 못차린체 아무생각없이 뛰어다녔다.그놈아가 들어온 시기에 때맞춰 식사당번에 투입되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어느덧 일병 오장이 되었기에 밑에 졸병들 일 시키랴..내무실 신경쓰랴..작업하랴..몸이 세 개라도 모자를 지경이었다.

식사당번을 나가면 중대원들 밥먹기 15분 전쯤에 나가서 부식타오고 본격적인 배식준비를 하고 근무자 밥타놓고 ..식사시간 끝나면 우리중대 담당구역인 식기세척장 청소를 하고 이런 저런 뒷정리를 하는 것 이었다..



중대검열이라도 있고 훈련같은게 있을때 식사당번을 하면 여간 스트레스 받는게 아니었다.뼈빠지게 청소하고 뒷정리하고 내무실들어가면 맨 처음 듣는건 욕이었다.

야 이 개색히야~빨리빨리 안 기어다니냐??

훈련준비가 하나도 안됐는데 식당가서 짱박히다 이제 쳐들어오냐??

다른 내무실은 사람없어 왜 임마 니가 나가서 식사당번을 하고 있어??



너 그렇게 한가하냐 #$#$@$@#%$@#%@#%~

솔직히 욕하는 선임들도 내 사정은 알지만 그냥 짜증나니깐 그걸 푸는 것 이었다..

그래서 난 전역하는 그날까지 내기분을 가지고 밑에 놈들한테 화풀이 한적이 한번도 없다.

몸도 마음도 고달팠던 일병생활이 어느덧 중반을 넘어 후반을 향해가던 어느날...

꿈에나 그려보던 일병정기휴가(14박15일)가 다가왔다.

휴가가기 전날 내가 또 무슨 실수를 했나보다...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는데 박성호해병이 구수한 욕과 함께 따스한 스킨십을 해줬다..


그러면서 ...

"내가 진짜 웬만하면 휴가가기 전날은 지#안할라켔는데 넌 진짜 그냥 넘어갈래야 넘어 갈수가 없다..넌 진짜 왜 그러냐? 너랑 나랑 동갑 아니냐? 도대체 내가 너 한테 왜 이래야 하냐?이 18놈아 도대체 이유가 뭐냐고?"

하여간 내가 잘못을 하긴 했는데 뭔지 기억이 안난다..

하도 욕을 많이 쳐먹어서리 ㅡㅡ;;;

아무튼 그렇게 험한꼴을 보고나니 영 기분이 나질 않았다..

그래도 잠은 자야겠지... 눕고 보니 내 관품함 앞에 곱게 다려놓은 정복이 걸려있다...

아...나도 휴가를 가긴 가는 건가??

무거운 맘을 가라앉히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그래도 휴가를 간다는 생각에 기분이 좀 나아졌다..

밥을 먹고 세면을 말끔히 하고 내무실에 들어왔다.

찬호 해병이 내게 복장을 입히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옷을 입혀주면서...

분을 꾹 눌러서 삼키는 듯한 목소리로

"야 진짜 너 하고 싶은것 다해보고 실컷 놀다와라....

그리고......너 휴가 복귀하고 나서 보자!"

이런 의미심장한 말을 들었지만 뭐 별로 걱정은 되지 않았다..

욕먹고 몇 대 쥐어박히는 건 이골이 났었으니까...

중대신고,대대신고를 하고나서 휴가증을 받아들고 위병소를 나섰다..

마크사에 들러서 더블백도 사고 뺏지도 사서 달고 ...나름 있는 폼 없는 폼 다재고 공항으로 향했다.



비행기를 타고 보니 저번과 똑같은 행동을 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속으로 "잘 있어라~개##들아"라고 전우들에게 말했다.

비행기를 타고 집에오니 집에는 아무도 없었고 안방에는 초코파이가 한 상자 있었고 그 위에는 어머니가 써놓은 메모가 있었다.



"아들 집에서 좀 쉬다가 할머니 입원해 계신 병원에 좀 가봐!강북삼성병원 @$#$#$...

집에서 나에게 말을 안해서 난 모르고 있었지만 할머니는 평소에 있었던 지병(암)이 좀 악화되어서 몇 달간 계속 병원에 입원해 계셨다는 것 이었다.

난 곧장 병원으로 갔다..할머니께서는 기력이 많이 약해진 모습이셨다..

그래도 손주를 알아보시곤 좋아하신다..

솔직히 군대에서의 이런저런일로 기분이 별로였지만 그래도 할머니 앞에선 잘 지낸다는 말로 안심을 시켜드렸다..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14박15일

그중의 대부분은 병원에서 보냈다..

길기는 했지만 그닥 뭔가 한일은 없었던 휴가였다..

술을 마시는 일도 어디 놀러가는 일도 누굴 만나는 일도 없었다..

보름이라는 시간도 그렇게 흘러갔다..




1년만 채운게 아니라..짬도 차서 난 상병이 되었다.

일병 단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상병이라니 정말 격세지감을 느꼈다.

상병이면 그래서 쫄병의     신세는 벗어난거 아닌가?

상병을 달면서 내무실에 66기 후임이 한명 들어왔다...

원래 녀석은 내 3번째 후임이지만 한명이 빠진 바람에 두 번째 역할을 하게 되었다.

난 그 녀석에게는 꽤 엄하게 대했다..

왜냐면 59기 ..즉 두 번째 녀석까지는 내가 제대로 못가르쳤기 때문에 66기 녀석 만큼은 제대로 된놈으로 키우고 싶었다..ㅡ,ㅡ;;



다행히도 녀석은 사체과 출신이 축구매니아 여서 우리 내무실은 물론 타 내무실의 선임들에게 총애를 받았다.축구매니아가 아니라 축구에이스라고 표현하는게 정확하지만...아무튼 빠릿빠릿한게 내 맘에 쏙들었다..

이 녀석을 가르치면서 처음으로 후임을 가르치는 보람을 느끼게 되었으니깐...

그렇게 상병을 달고 한달이 막 지난 어느 날...

난 대대의 행군로 작업병으로 빠져서 포항의 어느 산골짜기에 길을 내라는 막중한 임무를 띄고 투입되었다.



사실 난 지긋지긋한 장갑차 정비보다 이런 작업이좋았다...

이런 작업을 나가면 뭔가 바람도 쐐고 바깥 구경도 하고 ..그런저런 재미가 많았기 때문이다.

아무턴 그렇게 작업을 나가서 열심히 괭이질 삽질..등등 여러 가지 연장질을 해대고 나서 난 육공트럭에 내몸을 싣고 대대로 향했다..

육공트럭에서 내리는데 저멀리서 1소대장님이 날 부른다..

순간 나는 직감했다.

1소대장님이 날 부를 이유는 분명이 뭔일이 있기 때문이요...

나에게 일어날 그 뭔일이란...

한가지 밖에 없었다..

할머니..

병상에 누워 계신...나를 키워주신 우리 할머니에 관한 일 밖에는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역시나 ..

1소대장님:괱깨야..오늘 너희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단다...내가 중대랑 내무실에 말해서 니 청원휴가랑 휴가복장 같은건 다 준비 해놨으니깐 가서 잘 하고 와라...

난 이미 예상했던 일이기에 그다지 슬플것도 놀랄일도 없었다..

아무튼 내무실에 들어가니 맞선임이 이미 복장을 다 다려놔서 걸어놨다...

그리고선 내게 잘 갔다오라는 따스한 말을 해준다..

얼떨결의 휴가에 좀 당황하긴 했지만...그래도 마냥 그럴 수는 없었다....



내일 가서 어떤일을 해야하고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고 어떤 행동을 해야하는지...
차분히 생각해 보았다...

가닥이 좀 잡히긴 했다..

내가 여기선 새는 바가지 이지만..밖에선 티를 내지 말아야 겠다~!!

이런 맘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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