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군과 함께 송정역 1번출구로 나와서 학원셔틀버스가 오기를 기다렸다..
근데 묘하게도 송정역 근처에는 칼같이 다린 정복을 차려입은 해병들이 아주 많았다.
아주 멋있었다~
그러면서 나도 저렇게 될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한번 지원해봐야겠다는 판단이 섰다.
그런 생각에 빠져들고 있을 때 마침 우리 앞에 스타렉스 한대가 섰다.
"어이~ 학생들 운전학원 온 거 맞지?"
"예! 맞아요~
일단 날씨도 춥고해서 냉콤 차에 올라탔다.
근데 이거 10분을 가도 20분을 타고 가도 학원은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얼레~조금 더 가니 이젠 가양대교를 넘어가네!
그래서 물었다.
아저씨~학원이 도대체 어디에요?
.......인천.....
싯팡 운전배우러 인천까지 가다니 뉘기미 ㅡ,ㅡ;;어이를 상실했지만 그래도 싸니깐 그런가 보다 하고 체념을 했다.
그렇게 약 1시간 가까이를 타고 가서야 학원이 나왔다.
시설은 생각보다 괜찮았다..뭐 운전학원이 거기서 거기지만 그래도 너무 싼가격에 혹시나 했었던 내 걱정은 그저 기우로 끝났다.

자~오늘 오신분들 여기 서류 좀 작성해주세요...
시킨대로 서류를 작성하고 ...
ㅎㄷㄷ 차에 올라탔다.
다른 사람들 하는 걸 보니 그렇게 어려워 보이지는 않았다.
친구와는 같은차를 탔고 금마가 먼저 강습을 시작했는데 녀석이 원체 운동신경도 있고 머리도 좋은 편이라서 금방 금방 배우고 잘했다.
그 다음은 내차례.....
약 1시간동안 욕을 바가지로 쳐먹었다.
운전강사는 화통을 삶아 쳐먹은 듯 계속 소리를 질러댔다.
내가 그렇게 실수를 많이 한 건 아니었다..
객관적으로 봐도 그냥 좀 과속해서 운전학원 밖으로 뚫고 나갈 뻔 한거 하고 앞에 가는차 때려박을 뻔 한거 하고 뭐 크게 보면 그 정도 밖에 없는데 뭘그리 구박을 해대는지 염불~
그래도 어쩌랴 내가 잘한 것도 없고 또 싸니깐 그냥 참고 해야지 뭐~
아 그리고 시험날짜를 잡았는데 바로 3일후로 잡아버렸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기왕 딸꺼 그냥 후다닥 해치워서 따고 싶었다..
내가 운전학원 가는게 귀찮어 그랬던 건 절대 아니었다.

여하튼 이틑날 연습할 때는 첫번째보다 욕을 훨씬 덜먹고 나름대로 침착하게 했다.
테스트에서도 합격했고...
최군보다는 운전이 좀 투박하고 불안하긴 했지만 그래도 붙으면 다 똑같은 거 아니겠나?
그렇게 짧은 시간 동안의 연습이 끝나고 시험날이 다가왔다..
내가 시험을 본 곳은 강서시험장이었는데 그때가 겨울방학 시즌이라 그런지 내 또래의 학생들이 매우 많았다.
아침이라 그런지 날이 꽤 쌀쌀했다...
시험은 최군이 먼저 봤다..역시 녀석 유연하고 능수능란하게 운전을 잘한다..
이녀석 키가 작다는 걸 빼면 엄친아 다.
내가 시험을 본다는 걸 알고 친구인 박군이 응원을 한다고 같이 따라왔다..
박군은 운전면허를 나보다 먼저 따놔서 이런저런 조언도 많이 해줬다..
박군은 면허 뿐만이 아니라 얼굴나이도 나를 앞지른지 오래였다..
아무튼 그건 그렇고...

내 차례가 왔다..
손이 ㄷㄷㄷ 떨린다.일단 시동을 걸고 좌회전 깜빡이를 켜고 출발을 하는데 언덕길 까지 잘가서 멈췄다.신호대기 때문에 ..신호가 바뀌고 출발을 하는데 아 제길 시동을 꺼먹었다..
다시 한번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시동을 걸었다..차가 벌벌 떨며 앞으로 나아가려는 찰나 젠장 클러치를 너무 빨리 떼버렸다..
한번만 더하면 난 실격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떨어지면 접수비가 얼마인데~
 떨어지면 그 지#같은 강사 얼굴 또 봐야 되는데~
 떨어지면 박군이 졸라게 놀려 될텐데~

그러면 안되는데 ..정말 그러면 안되는데...진짜 그러면 안됐다..
접수비고 박군이고 필요없고 그 강사한테 또 가서 배워야 한다는 게 끔찍했다..
다시 한번 떨리는 손으로 키를 힘차게 오른쪽으로 돌리며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떨리는 발로 클러치를 살살떼었다.
성공이었다..난 시동을 꺼먹지 않았던 것이었다.
솔직히 나는 운전하는 내내 조금씩 불안했다..
핸들링이 영 엉망이었다..하지만 정작 중요한 주차나 그런대선 침착하게 잘했다..
나를 바라보는 박군의 시선은 ...
운전 한번 $같이 하네!!
딱 그런 표정 이었다.
맞다..난 그날 $같이 운전했다..
하지만 나는 합격했다.
운전을 잘하건 못하건 붙으면 장땡인 것이다.
최군처럼 운전 잘해놓고 조낸 어이없이 코너 돌다 금밟아서 실격하면 말짱 꽝 아닌가??
그랬다..연습때 시험때 그렇게 운전을 잘하던 최군은 마지막을 향해 들어오면서 나를 향해 손까지 흔들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그런데 금 밟았다..
결과는 나의 승리였다..나를 기다리고 있던 박군은 어이없는 표정과 함께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의기양양한 나는 최군에게 맘껏 거만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핸드폰을 꺼내들고 당당하게 강사한테 전화를 했다..
나:김#$ 수강생 인데요..
걔:예~시험은 잘 봤어요?
나:하하하 저 붙었어요!
걔:아니 진짜 붙었어요??이야 잘했네~친구는?
나:걔는 떨어졌어요..
할 말을 잃은 것 같았다..

아마도 나를 다신 안봐도 된다는 생각에 너무 기뻐 할말을 잃은게 아닌가 싶다.
그렇게 나는 한번에 기능시험을 합격했고 이제는 도로주행만 보면 땡이었다.

도로주행 시험역시 강서면허시험장으로 접수했다..
그리고 도로연습 첫날 ...
강사님은 반백에 인상이 아주 좋아보이는 친절하신 분 이었다.
강사를 꽤 오래 하셨다고 했다.
강사를 하면서 수천명을 가르쳤다고 했다.
강사를 하면서 나 같은놈은 처음 봤다고 했다.
약 1시간 남짓 교육을 받으면서 시동을 약 80번가까이 꺼먹은것 같다.
10미터 가는 데 진짜 20분 넘게 걸렸다.
강사님은 해탈을 하신 분 같았다..나를 가르치면서 화를 한번도 내지 않았다..
그저 학생같은 사람은 처음 본다는 말밖에는 하지 않았다...
아마도 내가 너무 긴장을 한 게 원인인것 같았다.
첫날 터무니 없는 실수에도 불구하고 나는 둘째,셋째날에는 월등하게 우수한 드라이브 실력을 보여줘서 강사님께 운전을 잘한다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내가 객관적으로 생각해도 그때 정말 스무스하게 드라이브를 잘했다..
그렇게 나는 자신감으로 충만해있었다.
난 정말 자신이 있었다..드디어 시험날 내 차례가 왔고 난 자신있게 시동을 걸고 출발을 했다..
아 그런데 이 젠장 새가슴이 뭔지 ㅜㅜ
난 30미터도 못가서 시동을 꺼먹었다는 이유로 떨어졌다..
억울했다..아니 돈이 너무 아까웠다..

그런데 돈 아깝다는 놈이 돈을 뿌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