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주장] P 선배에게… [부산일보 2006-01-18 12:12]   P선배! 요즘 잘 지내고 있나요? 선배가 사회인이 된 지 벌써 1년이 지났군요. 지난해 이맘때쯤 기억이 나요? "나 S사에 취업했다. 다음주 설악산으로 신입사원 연수 떠난다~!" 그때 선배에게 "좋겠어요,축하해요"라고 말은 했지만 정말 부러웠어요. S사는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잖아요. 그때 3학년이었던 난 무작정 휴학계를 낸 후 전공을 살려 학원강사로 취업을 했죠. 아무 이룬 것 없이 그대로 4학년에 올라가기가 너무 싫었었죠. 사회생활은 '원하지 않는 일도 해야 하고''싫어하는 사람과도 잘 지낼 필요가 있다'는 것을 그때 배웠어요.몇 개월 후 생각했던 어학연수를 갈까 하다가 이왕 부딪힌 사회생활,더 힘든 일을 해보자는 배짱으로 어느 회사 로비안내로 들어갔죠. 후후,로비안내라. 쉬운 일이 아니었죠. 하지만 육체보다 나를 더 힘들게 했던 것은 사람들의 무시였어요. 로비안내를 하는 나이 어린 여자라고 함부로 대하고 반말을 일삼는 것을 보았을 때 우리 사회가 결코 평등한 사회가 아님을 느꼈어요. 하지만 얻은 것도 있어요. 어떤 환경에서도 인내하고 사람들과 인화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선배! 9개월여간의 학원과 회사생활을 마치고 난 친구와 같이 한달 동안 해외배낭여행을 떠났어요. 해외의 곳곳에서 이 시대와 세계를 느끼기 위해 돌아다니는 우리 또래의 젊은이들을 보고 많은 생각이 교차했어요. 대학을 나와 선배처럼 좋은 직장에 취업을 한다는 것,물론 중요해요.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순간순간을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 안정된 미래는 열심히 사는 가운데 자연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선배! 요즘 난 다시 학원에서 애들을 가르쳐요. 그리고 작은 도전을 위한 훈련을 하고 있죠. 이 도전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과정에 최선을 다 할 생각이에요. 선배도 제가 성공하도록 기도해 주세요. 김시원·경성대 미술학과 3년 - Copyrights ⓒ 부산일보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