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횽아들
며칠전에 원단 수입업체 합격하고 연봉,근무조건땜에 고민글 올렸었는데..
일단 부딪혀보자라는 생각에 오늘 첫 출근을 했어..

8시30분까지 출근이라 약 10분정도 먼저 갔어.
근데 문이 잠긴거야...그래서 밖에 서있었는데 정각에 한명이 오더라..제일 막내.
그리고 정시출근한 사람은 총 직원 9명중에 3명.
1시간 늦은 사람도 있고...사장은 물론 더늦게 오고..
명색이 월요일인데...

그리고 첫 출근인데..
사무실 들어가자마자 봉걸레 잡았어..
막내사원이랑..나랑 바닥청소하고 여직원 한명 컵 씻고..

그러고 나서 사람들하고 인사하는데 나보다 나이 차도 얼마 안나는 것들이
죄다 반말이야..(나 30....과장,부장,사장 34~5)

그리고  배송 따라 나갔어...
설마설마 했는데 원단 무게 장난 아니더라..끽해야 20키로겠지 했는데..
청바지 원단이라 두세배는 무겁더라고..
청바지원단 두껍잖아...그걸 100미터 말아논걸 혼자 어깨에 맨다고 생각해봐.
진짜 어깨에 메자마자 다리가 휘청이면서 욕나오더라..
디스크 튀어나오는줄 알았어.

다른 직원들은 어떻게 드냐고?
다른 직원들은 다 덩치 좋더라..180에 90kg이상..
면접때 이런건 얘기해 줘야 하는거 아냐? 배송도 할 수 있겠냐고..
나중에 안 사실인데 나 면접보기전에 두명인가 하루만에 다 그만뒀다더라고..무거워서 못들겠다고.
그리고 사무실 여직원빼고 조그만 사무실에서 다 담배펴..
예전에 결핵 앓은 적도 있어서..담배 끊었거든.
이것도 문제고...아직 장가도 안갔는데 정말 허리 나갈까봐 걱정이야..

그리고 가장 참을수 없는건
내 책상이 없다는거야..
나중에 놔주겠지 했는데..하는 말이 수습기간동안 책상 필요없데.
사무실 좁아서 책상 새로 놓을 자리도 없더라고 ㅡㅡ;

사무실 직원들이 나한테 다들 하는 말이 그거야
첨에 좀 힘들어도..좀만 지나면 배송직원 따로 뽑을거니깐 수습3개월 끝나면
중국어 전공 살릴수 있게 보직변경한다고..
근데 보직바껴도 바쁘면  배달 가끔은 나간다네,,중소기업 특성상..시키면 해야한다고...쩝.

정말..때려치고 싶은 맘 간절한데...
주위사람들한테는 이런거 얘기 안했거든..그냥 괜찮은데 취직했다고..영업이나 배송같은거 아니고
전공살려서 취직했다고했는데
부모님, 여친 좋아하는 모습이 눈에 밟혀서 얘기가 잘 안나와..
아까도 어머니 가슴에 카네이션 달아드렸는데..
이런 꽃 안달아도 니가 취직한게 최고의 선물이라고..그러시는데 눈물나더라고..
아까 배달하던 장면 떠오르면서...
어머니가 빚내가며 대학졸업시키고 어학연수 보내고 했는데 지금 꼴이 이게 뭔지..
어버이날 최고 선물 해드리는 줄 알았는데 다시 불효자로 전락한 느낌이야..

혹시 이쪽 일 생각하는 사람 있다면...극구 말리고 싶네.
그리고 아직 앞날 창창한 동상들은 공부 열심히해...
자격증도 많이 따고..
세상 참 호락호락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