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news.nate.com/view/20210215n05747

"어린이들이 많이 봅니다. 더 이상 이런 거 하면 안돼요."SBS 예능 '런닝맨'에서 일부 멤버의 도둑질에 유재석이 남긴 말이다.

뒤통수와 배신이 웃음 포인트로 작용하는 '런닝맨'에서 도둑질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는 요소 중 하나다. 그러나 최근 '런닝맨' 내에서 멤버들의 도둑질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청소년 시청자들에게 영향을 끼칠까 우려될 수준이다.2월 14일 방송분에서도 도둑질 행각이 카메라에 잡혔다.

동네 체전 첫 번째 미션인 '급이 다른 퀴즈' 도중 이광수가 양세찬의 가방을 뒤져 트로피 도장을 훔치려는 모습이 적발됐다. 상습법 이광수의 행동을 예상한 양세찬은 도장을 따로 보관하고 있었다.

잠시 후, 게스트로 출연한 박은석이 도둑질 피해자가 됐다. 대결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모아둔 트로피 도장이 통째로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이에 제작진은 "도둑질을 삼가 달라"고 말하면서 '클린 런닝맨을 위해 훔친 건 다시 돌려주세요'라고 자막을 띄웠다.

유재석 또한 어린이 시청자들이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알고보니 범인은 하하였다.

그는 박은석 몰래 훔친 트로피 도장 5개를 제자리에 돌려놨고, 사건은 일단락됐다.'

런닝맨' 내에서 도둑질이 일어나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어떤 멤버가 방심한 틈에 소리 없이 훔쳐가 뒤통수치곤 했다. '

런닝맨'들 멤버들의 독한 도둑질에 게스트들도 도둑질로 응수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6일 방영분이 그 예다.

지석진이 송지효 가방을 훔치는 사이, 게스트로 나온 차태현은 지석진 가방을 몰래 빼내 훔쳤다. 이를 몰랐던 지석진은 가방끈만 어깨에 매달고 있었다.

이후 차태현이 벌칙자로 선정됨과 동시에 범죄사실을 고백했다.예능에서 추격전 등 각종 게임에서 상대방의 도구를 탈취하는 행위는 종종 등장했고, 누구든지 예상과 용인하는 행위로 받아들여졌다.

도둑질이 재미요소로 작용돼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런닝맨' 또한 멤버들이 재미로 하는 도둑질에 시청자들은 너그럽게 넘어갔다.

문제는 이같은 행위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2월 14일 방송분에서만 도둑질이 두 번이나 나왔고, 이는 웃음거리로 사용했다.

15세 미만 어린 시청자층이 많은 '런닝맨'이 미치는 파급력을 고려한다면, 모방위험 등 충분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셈이다.

세상이 변하면서 예능서 웃음으로 허용되는 '선'이 예전과 달라지고 있다. 타인 외모를 비하 혹은 조롱하는 개그 및 가학적인 게임에 눈살 찌푸리며 웃지 않는 시청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예능 제작진들은 불편함 없이 웃음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찾고 있다.'

런닝맨'은 프로그램 시작 전 항상 "15세 미만의 청소년이 시청하기에 부적절한 내용(주제, 언어, 모방위험)을 포함하고 있어 보호자의 시청지도가 필요합니다"라고 알리고 있다.

유재석의 뼈 있는 말처럼, '런닝맨'도 도둑질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웃음을 만들어내는 고민이 필요할 때다. (사진=SBS '런닝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