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캐가 여캐한테 무참하고 어이없고 굴욕적으로 죽는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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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캐가 여캐한테 무참하고 어이없고 굴욕적으로 죽는게 좋다.앱에서 작성

우주로봇킹죠

2025.03.15 21:02:22

조회 51 추천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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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용기, 우정, 의리

남캐들의 행동과 유대의 전반에는 이런것들이 깔려 있다. 소년만화라는 장르적 특성, 이것을 점유하는것은 독자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남성의 지지를 받아야할 남자주인공일행이다.

그러나 이러한것들이 장르적 공식과는 반대로 어이없고, 무참하게 파괴되는 순간에 참을 수 없는 음란함이 있다. 특히나, 그것이 여성의 손에 의해 파괴 될때.

가공의 세계에서 배척되고 대상화된 여성이, 그 가공의 세계를 지탱하는 규칙을 파괴한다.

여캐란 소년의 세계에서 지칭되는 유대의 울타리 밖에 있다. 그녀들은 그저 전리품이며, 다른 종족이고, 타인이다. 그런 여성캐릭터의 손에 그 유대와 생명을 파괴당하는 순간. 그것은 작품내부에서 남성들의 죽음임과 동시에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작품 그자체의 룰을 파괴하는것이다.

또한 그러한 파괴행위 자체가 현실세계에서 그러한 작품이 처한 상황을 은유한다.

즉, 변화해가는 현실세계로 부터 배척받는 남성적 판타지의 위치 그 자체다.

또한, 그 파괴와 능욕에서 성적인 코드가 옅보이지 않을때, 성욕의 대상이 아닌 그저 한명의 인간이 하는 아주 일상적인 행동과 같이 이루어질때,

그 음란함은 역설적으로 극에 달한다.

성욕의 대상으로서 얕잡아 보이던 존재가 그저 일어서서 스스로 행동하고, 일상을 보내듯이 그 자신의 서사를 진행해나가는것만으로 "그들"의 세계는 손쉽게 짓뭉개진다는 사실.

그것은 작품의 안팎에서 여성이 자신과 동등해지는 순간을 마주하게된 어리석은 소년이 겪을 필연적인 거세의 의식이다.

마키의 파괴는 이 모든 의미를 동시에 갖고있다.

가문의 규칙과 여성과 남성의 위치.

곳곳에서 보이던 남성들만의 유대.

그 모든것으로 인해 마키가 겪은것들.

그리고 마키가 자신이 인간임을 그저 드러내는것만으로 파괴당하는 그들의 유대와 세계관.

마키는 피해자이자 외부인의 입장에서 이 모든것을 전복시키는 존재가 된다.

만일 마키의 시점이 아닌 젠인가 내부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었을때를 상상해보라.

이해관계로 얽혀있지만 가문이라는 이름하에 서로 신뢰하는 남자들. 무뚝뚝해 보이지만 모두의 신뢰를 받는 진이치, 젊고 모두의 호감을 얻는 란타, 오만하지만 실력으로 인정받고있는 나오야.

쉽게 상상할 수 있는 만화속의 동료집단이다.

그들이 마키의 파괴를 맞닥뜨렸을때, 그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녀의 힘이 발톱을 드러냈을때, 그들은 "언제나처럼" "모두의 힘으로" 난관을 이겨낼것이며 마키역시 그런 문제의 하나로 치부했으리라.

그러나 그녀의 손에 의해 모든것이 한순간에 끝나기 시작한다. 수십명의 남자가 그녀의 손에의해 미래를 박탈당한다. 가문전체의 미래가, 그들이 지켜온것이, 그들이 서로 믿고 의지해왔던 터전이 너무나도 손쉽게 자근자근 짓밟힌다. 무참히, 한순간에, 어이없게도. 그들이 단 한번도 생각의 범주에 넣지않았던 여성의 손에 의해.

그들은 아마도 죽는 그순간까지, 그 모든 죽음을 운이없어서 마주친 천재지변 정도로 여겼을것이다.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시하고 외면하고 짓밟아왔던것이 실은 자신들과 같은, 어쩌면 더 우월한 존재라는것을. 그렇기에 깨닫지못한 그들의 죽음은 그들에게 그저 악운으로, 불행으로 받아들여진다.

그것은 자라지못하고 잘려나가는 어린 남근이다.

진이치에 대한 좋은 평가, 란타에 대한 신뢰, 이러한것들은 울타리의 내부자들인 남성들 사이에서는 더없이 긍정적인 유대, 우정의 연장선이지만, 그 울타리 자체가 자매들의 피 위에 세워진것인 이상 외부자인 마키의 시선에서는 그저 장애물, 타도의 대상에 불과하다.

젠인가의 남자들에게 있어서는 이유조차 알 수 없는 천재지변이지만, 마키에게 있어서는 탈피의 과정이자 착취구조의 파괴이다.

반면 그들에게는, 그들 자신에게만 불합리하게 받아들여질 "받아 마땅한 최후" 이다.

그것은 힘들여 이루어지지도 않는다.

마키는, 그저 자신의 다리로 일어서서 걸어나갈뿐이다. 그러나 그것을, 아니 그것조차 감당하지못해 파괴당하는 모래성의 허무함이 그녀의 무심함과 대조를 이루며 한층 더 우스워진다.

그것은 눈이 멀어버린 란타의 곁을 지나는 마키의 손에 들린것으로 절정을 이룬다.

자신이 믿는 남성의 승리를 확신하는 소년의 곁을 지나가는것은 그 남성의 목을 취한 여성.

그는 죽는 그순간까지도 가문의 재건에 대한 희망과 자신들의 울타리를 다시세울 자신의 희생을 달가워했겠지만, 그것이 그저 망상으로 가득한 개죽음이라는 증거가 무심하게도, 멀어버린 그의 눈높이로 지나간다. 그러나 란타는 눈이멀어 알지못하고, 그저 소년인 상태로 죽어간다.

이 모든것이, 그녀에게 복수조차 아니라는것으로 이 아름다운 살인극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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