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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내카] 텍사스 라이카, Fujica GL690
6X9 판형의 유혹 때는 2023년 여름. 6x6 롤라이코드V로 슬기로운 중형 생활을 하고 있을 무렵 어떤 바람이 들었는지 6x9 판형 폴딩 카메라를 갖고 싶은 마음이 폭포처럼 쏟아졌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가로로 긴 사진을 찍고 싶었던 게 아닐까 한다. 135 필름을 넣고 핫셀 엑스팬보다 긴 파노라마 사진을 찍고 싶다는 말을 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렇지만 크고 무거운 카메라는 싫었다. 또, 가격이 비싼 카메라도 싫었다. 이러한 이유에 따라 내가 기추각을 세운 건 폴딩 카메라였다. 그렇게 6x9 판형 폴딩 카메라를 찾던 중 눈에 띈 건 수퍼 이콘타 531/2.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고, 멀쩡한 개체를 찾는 게 거의 불가능에 가깝던 올림푸스 식스와는 달리 이건 꽤 멀쩡해 보이는 물건이 이베이나 일본 옥션에 있는 듯해 보였다. 물론 일본 판매자들이 찍어서 올리는 물건 사진은 거의 사기에 가깝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미 기추 욕심에 눈이 먼 상태....... 일본 옥션에서 수퍼 이콘타 531/2를 가챠를 돌려버리는 짓을 저질렀다. 그것도 두 대나. 짧게 말하자면 결과는 처참했다. 렌즈도 죽어 있었고, 벨로우즈도 고슴도치한테 찔렸는지 구멍이 송송 나 있었다. 되살리기 위한 시도와 지출이 여러 번 있었으나, 이 수퍼 이콘타 두 대는 장식용 카메라가 되었다. 아무튼 그렇게 폴딩 카메라와의 슬픈 기억을 뒤로 한 채, 2024년 5월, 나는 엄청난 크기 때문에 텍사스 라이카라는 이명이 붙은 후지카 GL690을 구매하게 된다. 구매하게 된 경위는 뭐, 똑같다. 바디 스펙 GL690은 후지카 6X9 판형 레인지파인더 카메라인 G 시스템의 3세대이자 최후의 모델이다. 1세대는 G690, 2세대는 G690BL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으며, 세대 간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3세대인 GL690에서는 바디 전면에 두 번째 셔터 버튼이 새로 생긴 것을 포함하여 자잘한 업데이트가 있었으나, 대체적으로 동일하다. 바디 크기는 187mm x 119.5mm x 147mm로, 펜탁스 67과 비교하면 근소하게 작은 수준이지만 그래도 그 절대적인 크기가 크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괜히 텍사스 라이카라는 별명이 붙은 게 아니라는 말. 다만 펜탁스 67이나 마미야 RB 등, 육중한 것으로 유명한 기종과는 다르게 무게가 약 1.2kg로 가벼운 편에 속한다(6X7보다 더 큰 6X9 판형인데도!). 렌즈가 대략 700g이니 바디와 렌즈를 합쳐도 2kg(에 가깝긴 하지만)가 채 안 되는 매우 라이트웨이트한 카메라다. 이 때문인지 의외로 촬영할 때 부피를 제외하면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 심지어 얼굴이 작아보이는 부가효과도 있다. 스펙은 그냥 셔터 박스라고 말해도 될 정도로 진짜 별 거 없다. 바디에는 초점을 맞추기 위한 레인지파인더 연동 뷰파인더와 다음 프레임으로 넘기기 위한 어드밴스 레버가 있을 뿐, 셔터 작동이나 실질적인 사진 촬영을 위한 조작은 모두 렌즈에서 이루어진다. 뷰파인더에는 표준 화각인 100mm와 준망원인 150mm를 위한 브라이트 프레임 라인이 기본적으로 달려 있으며, 근접 촬영을 위한 시차 보정이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또, 렌즈 붙박이형인 GSW690 시리즈와 달리 GL690은 렌즈 교환형 시스템이기 때문에 렌즈를 탈착 및 결합할 수 있다. 렌즈를 구할 수만 있다면 이 카메라 하나로 표준, 광각, 망원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더 쉽게 구할 수 있는 GW690이나 GSW690 시리즈 대신 GL690을 구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EBC Fujinon AE 100mm f3.5 렌즈 위 바디 스펙에서 말했듯, G 시스템은 렌즈에 셔터가 달려 있다. 총 10가지의 렌즈가 존재하는데, 모두 세이코 셔터가 장착되어 있으며, 벌브부터 1/500의 속도까지 지원한다. 내가 바디와 함께 구매한 렌즈는 EBC Fujinon AE 100mm f3.5이다. 이 렌즈는 GL690과 함께 출시된 전자식 렌즈로, 이 시스템에서 유일하게 배터리를 사용하는 렌즈다. 배터리를 사용하는 이유는 바로 노출계! 1세대인 G690 시절부터 있던 기계식 100mm f3.5렌즈와 달리 이 렌즈는 *A모드*를 지원한다. 노출계 확인창 그 원리는 위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 동물의 목덜미에 붙어 기생하는 거머리처럼 렌즈 경통에 붙어 있는 노출계다. 렌즈에서 셔터 스피드를 A에 놓고, 감도와 조리개를 설정한 후 노출계 우측에 측정 붙은 버튼을 누르면 적정 노출값을 보여준다. 물론 실제 촬영 시에는 이 버튼을 누를 필요 없이 그냥 셔터만 눌러도 알아서 적정 노출로 촬영이 된다. 이 렌즈를 사용할 때는 따로 노출계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매우 편리하다. 물론 전자식 렌즈인 만큼, 전자계통이 고장나면 1/500의 셔터 스피드로만 사용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전자식을 믿지 못하는 기계식파는 Fujinon S 100mm f3.5 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낫겠다. Fujinom SWS 65mm f8 65mm 렌즈 사실 단순히 6X9 판형 렌즈 교환형 카메라를 갖고 싶었다는 이유 외에도, 내가 GL690을 선택한 이유는 하나 더 있었다. 그건 바로 이 렌즈가 국내 중고 거래 사이트에 매물이 있었다는 것! 이베이와 일본 옥션을 찾아보면 알 수 있다시피, G 시리즈의 렌즈는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 가격이 비싼 건 차치하고서도, 그냥 매물이 없다(매물이 없어서 가격이 비싼 거겠지만). 2년 전에 시장에 나왔지만 묻혀 있던 글에 댓글을 달고, 쪽지를 보내 판매자에게 연락해 구매 가능 여부를 물었고, 그가 구매 가능하다는 답변을 했을 때 나는...... 이베이에서 GL690 구매 버튼을 누를 수밖에 없었다. 그런 운명이었던 것이다.65mm와 외장 뷰파인더를 장착한 모습 바디에 100mm 렌즈를 장착했을 때와는 달리, 65mm 렌즈를 쓸 때는 외장 노출계를 사용해야 한다. 이는 기본 뷰파인더에 표시되는 프레임 라인이 100mm와 150mm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미야 프레스용 75mm 파인더 나는 65mm 렌즈를 구매할 때 정품 외장 뷰파인더 대신 마미야 프레스용 75mm 파인더를 같이 받았다. 정확히 동일한 화각은 아니었지만, 대충 사용해도 충분하긴 했다. 위 사진처럼 프레임 라인이 보이는데, 이 라인을 무시하고 보이는 전체가 찍힌다고 생각하면 대충 맞았다. 지금은 후지 vf-x21 뷰파인더로 바꿨다. 정품 파인더를 구하긴 불가능에 가깝고, 딱 맞는 프레임 라인이 있는 걸 찾다 보니 선택지가 별로 없었다. 그리고 후지잖아... 제조사 맞춤 해야지. 스펙 설명은 이만하면 됐다. 이제 실제로 GL690으로 찍은 작례를 보자! 작례 평가 및 마무리 구매한 지 이제 반 년이 훌쩍 지난 지금, 귀차니즘과 타 기기 사용으로 인해 이 카메라로 많은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대충 10롤 정도 찍었나. 후기를 남기기엔 부족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히 평가하자면...... "GL690은 상당히 크다. 하지만 오히려 좋아!" 분명 처음 6X9 판형 카메라를 고를 땐 가볍고 작은 폴딩 카메라를 찾았었는데. 그때의 마음은 어디로 갔는지, GL690을 들어본 후로는 그런 생각은 온데간데없이 자취를 감췄다. 펜탁스 67을 쓸 때와 마찬가지로, 집었을 때 몸으로 직접 느껴지는 만족감이 상당하다. 이 만족감은 폴딩 카메라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크기와 육중한 무게가 주는 것이다. 이에 더해 6X9 판형(56mm x 64mm)이 자랑하는 거대한 이미지 크기는 원본 필름을 봤을 때, 그리고 이미지를 그레인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크롭할 때 큰 황홀감을 선사한다. 이는 특히 작은 판형과 비교할 때 더욱 그러한데, 아마 슬라이드 필름을 사용하면 더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은 GL690으로 슬라이드를 안 찍어봐서 모르겠다. GL690은 장단점이 명확한 카메라다. 6X9 판형에서 휴대가 편리한 카메라는 수퍼 이콘타를 비롯한 폴딩 카메라와 GW, GSW690 시리즈가 있겠지만, 이 카메라들은 모두 렌즈가 붙박이인 카메라다. 그렇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그 사용성의 한계가 뚜렷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GL690은 렌즈를 교환해 하나의 바디로 여러 화각의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으며, 다른 렌즈 교환형 6X9 카메라(예: 마미야 유니버설)보다 크기가 작고 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휴대성 또한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단점으로는 적당한 매물, 특히 렌즈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가장 큰 단점이 있으며, 판형이 큰 탓에 똑같은 돈으로 필름을 더 많이 소비(롤당 8장)하게 되지만, 찍는 건 결국 별것도 없는 이왜찍만 한다는 자괴감이 들 수 있다...ㅠ 실제로 나는 24년 말에 현타와 필태기를 심각하게 겪은 바 있다. 이제는 나가서 사진 찍는 일도 거의 없고, 그러고 싶은 마음도 별로 안 들고, 그나마 찍는 사진은 카페 가서 간단한 스냅뿐. 그런 나에게 필름, 그것도 중형 필름카메라가 필요할까? 돈도 얼마 못 벌면서 주제에 안 맞는 사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약 일주일 정도 괴로웠던 적이 있었다. 주기적으로 오고, 때 되면 가는 현타인 만큼 지금은 번뇌에서 해방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을 하면서. 그래도 좋은데 어쩌겠나. 재밌는 거 하기 위해서 사는 게 인생 아니겠나. 어떤 것이든 의미는 내가 붙이기 나름이니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야지. 아무튼 마무리가 이상하지만 GL690 반 년 사용기는 여기서 끝. 25년에는 꼭 냉동실에 꽁꽁 감춰둔 슬라이드를 꺼내 써봐야겠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벤트에는 참여만 하겠습니다.
작성자 : 밤과꿈고정닉
황금시계를 차보고 싶은 돈없는 옽붕이에게
https://www.youtube.com/watch?v=udvvVJYNpTk 이런걸 차고 싶겠지만 이런 비싼건 살 여유가 없는 많은 옽붕이들을 위한 싸고 예쁜 황금용자 골드-란 시계들 그나마 소시민 옽붕들도 한번쯤은 신품 사볼만한 입문 국룰인 티해미세시카오에서 몇개씩 뽑아봄 당연히 도금인건... 알쥬? 금팔찌가 금시계보다 비싸다구 ㅋㅋㅋㅋ 1)티쏘 요사이 정말로 국민 시계가 된 것 같은 prx 다들 아는 맛있는 거에다 황금 끼얹은 거니까 뭐... 긴 설명은 필요 없을듯 티쏘 발라드 금장 이것도 맛있을겨... 매장가서 함 올려보고 잡솨보삼 2)해밀턴 해밀턴 벤추라 쿼츠 황금간지 벤추라가 맛있다는 사실은 1950년대 엘비스 프레슬리 락스타 파파라치 사진에도 기록된 'fact'다. 3)미도 멀티포트 파워윈드 패트리모니 라인이 더 인기 많은것 같지만 사실 노예는 파워윈드야 말로 미도 라인업에 숨겨진 보석같은 시계가 아닐까 싶슴 오래된 생각이다 4)세이코 세이코 snkl28 세시카오는 뭐 온갖 디자인을 난잡하게 쳐박아 둬서 이것저것 많긴 한데 싸고 노인간지 좋은 것 중에서 이게 눈에 잘 보이길래 뽑아봤슴 ㅋㅋ 4)시티즌 시티즌 an3660 나름 역사와 전통이 깊은 불헤드에다 스타워즈 3po 끼얹어서 만들어진 혼란한 황금 시계 취향이시면 나름 맛돌이 이실겨 빵 성님이 차고나온 이걸더 맛있어 할것 같지만...ㅎㅎ ㅈㅅ 5)카시오 카시오 A120WEG-9A 전자 시계의 거인인 카시오니까 수많은 금통맛 중에서 이뻐보이는 전자시계 하나 뽑았음. 몇년전인가? 절므니들에게 인기였던 손석희시계 금장도 나쁘진 않은데 노예는 이게 더 이뻐보였다니께 6)오리엔트 오리엔트 트라이스타 AB0021G19B젊으신 아부지가 어무니랑 알콩달콩 신혼이셨을 1970년대 한국에서도 인기 만점 예물시계중 하나였던 오리엔트 트라이스타 라인에서 금시계 한점 놓구 마무리 이건 요즘 베트컹 옽붕이들에게 인기 좋다구 하더라 베트남에서 파는지는 모르겠는데 플면 하나쯤 살만할듯 그럼 다들 디카프리오 형처럼 간지나는 황금시계 짤 찍기를 물론 대다수 옽붕이들은 아마도... 노인간지가 아니라.. - dc official App
작성자 : -양복노예-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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