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없었어도 대한제국이 자력 근대화에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낮았고, 오히려 러시아·청·영국 중 하나에 예속되거나 동남아처럼 반식민지 상태에 빠졌을 확률이 높다.

1. 근대화의 전제조건이 결여됨

근대화는 단순히 기계나 기술 수입이 아니라, 제도 개혁 + 산업기반 + 군사력 + 엘리트 집단이 동시에 작동해야 가능함. 조선 말기와 대한제국 시기는 전부 결여됨.

• 재정: 국고는 거의 텅 비어 있었고, 갑오개혁 당시 은행 제도조차 제대로 없음.

• 엘리트: 양반-유생 중심의 지배층은 철저히 수탈 계급이었고, 신교육과 근대기술에 대한 수용도 미미했음.

• 군사력: 갑오개혁 당시 8,000명의 국군이 있었는데, 일본군에게 거의 저항도 못 하고 무너짐.

→ 당시 동시대 메이지 일본은 군사예산만 국가예산의 절반 이상, 학교·철도·중공업 집중투자. 조선은 국방 예산조차 뇌물과 궁궐 공사에 빠져나감.

2. 열강의 분할 경쟁에 방어선 없음

19세기 후반 국제정세는 ‘약소국 분할의 시대’. 대한제국은 지정학적으로도 최악의 위치에 있었음.

• 러시아는 남하정책으로 부동항을 노렸고, 실제로 러시아 군사 고문단이 대한제국 내에 주둔함.

• 영국은 러시아 견제를 위해 거문도 점령함 (1885)

• 청나라는 내정간섭 및 조선군 통솔권 주장.

• 미국, 프랑스는 이권 확보 차원에서 개입만 했고, 보호 의지도 없었음.

→ 일본이 없었다고 해도, 조선은 결국 이 세력들 중 하나의 보호국 또는 식민지로 전락했을 가능성이 큼.

3. 실제 사례 비교: 동남아, 청, 시암(태국)

•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각각 네덜란드, 프랑스, 미국 식민지 됨. 내부 저항이 없던 게 아니라, 군사력·제도 부족으로 패배.

• 청나라: 경제 규모나 인구는 조선보다 훨씬 컸지만, 의화단 운동, 변법자강운동 실패 등 개혁 동력 부재로 열강에 분할당함.

• 시암(태국): 유일하게 자주국가 유지했지만, 그것도 프랑스-영국 사이에 끼어 중립지대 역할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지, 자체 힘 때문이 아님.

→ 조선은 시암처럼 균형외교 하기엔 내정 기반도 없고, 국왕(고종)은 현실 인식이 전무했음.

정리하면, 일본이 없었다고 대한제국이 살아남을 가능성은 매우 낮았고, 서구 열강 중 하나에 반식민지 내지 보호국 상태로 예속됐을 확률이 높음. 내부의 근대화 동력도 거의 없었고, 왕실과 지배층은 외세와 결탁하거나 무기력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