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에 술을 좋아하던 일용직 아버지

고등학교 중퇴에 학습지 사는거 조차 아까워하는 어머니

가난하고 화만 많던 가정에서 태어난 나는 비슷한 인생을 살게 되었음

학창시절 성적은 밑바닥에 게임같은 단기적인 유흥에 시간을 보내는 형편없는 인생이지

내 인생이 하찮다는건  서초동에 있는 첫 직장생활 하면서 느끼게 되었음

고급스러운 양복을 입고 잘 정돈된 외모를 가진 화이트칼라로 보이는 이들과

꼬질꼬질한 작업복을 입고 상스러운 말투가 어울리며 불루칼라 사이에 있는 나

27살, 너무나도 늦게 깨달아버렸지

그냥 수긍하고 사는데 이번년도 초에 친적집에 들렸거든

다같이 모이는데 친척동생은 공부만 하고 있는거임 물어보니까 자기는 의대를 갈거라네

개내 아빠는 배관공에 어머니는 주부라서 친척들은 무슨 의사냐고 기술이나 배우라고 하는데

나는 그 모습이 너무 멋져보이더라

18살 어린나이에 확고한 목표와 신분상승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시간과 그 젊음이

평생을 저소득자로 살며 본인의 천함 조차 모르는 늙은 친척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빛나보였음

나도 물론 신분상승을 목표할 수 있겠지만 이미 10대 후반과 20대 후반까지 아무것도 안했으니

나도 10대 후반에 정신을 차리고 어떻게 살아야할지 알았다면 인생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부모가 잘만난 애들은 부럽다 굳이 그런 생각을 할 필요없이 부모가 그렇게 만들어주니까

비참하다. 그리고 절망스럽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