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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크리에이터 인터뷰 - 카타부치 스나오

커뮤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3.14 20:39:55
조회 101 추천 2 댓글 0


- 뉴타입이 창간된 85년에 카타부치 감독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카타부치 : 86년에 그때까지 다니던 텔레콤을 그만뒀기 때문에, 그 직전이네요.

대학생이었을 때 토에이동화 출신인 이케다 히로시 선생님(하늘을 나는 유령선, 동물 보물섬 연출)에게 "미야자키 하야오가 강아지 캐릭터로 '홈즈'를 만들기 위해, 학생들 중에서 각본가를 할 사람을 찾고 있다"란 말을 들어서 텔레콤에 설명을 들으러 간게 81년 가을. 그해 12월에는 완전히 연출 조수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 명탐정 홈즈는 이탈리아와의 합작 기획으로, 미야자키 감독이 콘티 6편을 그리고, 제작 도중에 일단 스톱한 작품이지요. 그 후 다른 스태프로 제작을 재개하여 84년에 방송 됐습니다.


카타부치 : 저는 강아지 캐릭터란 말을 듣고 "이건 만화영화를 하는거구나"하고 바로 이해했습니다.

이 "만화영화"라는건 단순한 애니메이션의 오래된 일본어 번역 중 하나가 아닌, 플라이셔나 토에이 동화 초기의 특정 경향을 가지고 있는 작품 카테고리, "장난꾸러기 왕자의 오로치 퇴치"나 "멍멍 츄신구라"부터 시작해 "장화 신은 고양이" "동물 보물섬" 같은 작품들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 확실히 카타부치 감독이 각본을 쓴 푸른 루비(5화)는 활극이 가득한 만화영화다운 내용입니다.


카타부치 : 시놉시스를 써서 가져가면 그것을 보고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식이었습니다. 그때 가져간게 푸른 루비의 초고였습니다.

다만 당시의 미야자키 상은 만화영화에서 탈피하려고 한 시기이기도 했어요.

이후 미야자키 상이 중반까지 그린 1화 "네개의 서명" 콘티도 보여줬는데, 브리스톨 해협의 배가 무대고, 승객의 여러 모습을 보여주는, 조금 그랜드 호텔 형식(한 무대에서 여러 캐릭터의 드라마를 그리는 형식)같은 느낌도 있었고, 어두움이 잠재되어 있는 느낌도 가지고 있어서, 만화영화적인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미야자키 상은 그 시점에서 애니메이션이란게 그쪽 방향으로 전환해 나갈 것이라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던거죠.

그때 제가 만화영화같은걸 가져왔어요. 미야자키 상이 내가 하려고 했던걸 "만화영화"라고 불렀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 미야자키 감독이 "만화영화"를 마지막으로 만든 시기와, 카타부치 감독이 프로로서 들어와 "만화영화"적인걸 제안한 시기가 때마침 교차한거군요.


카타부치 : 그때 "만화영화"라는 단어로 제대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었던 점에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81년 무렵은 그런게 통용된 마지막 시기였을지도 모릅니다.


- 카타부치 상의 첫 감독작 "명견 래시"에서, 강아지 래시가 계단에서 구를때 공처럼 동그래지는 표현을 보고 만화영화의 잔재감이 느껴졌습니다.


카타부치 : 저로서는 만화영화적인 것과,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이 "알프스 소녀 하이디"에서 했던 것 양측을 지침으로 삼은 시기였습니다.

래시 초반에는 만화영화적인걸 의식했는데, 만들어보니 그게 더 이상 보는 사람에게 통하기 힘들다는걸 알게 됐어요.

나 자신은 보편적이라고 생각했던게, 90년대 중반 무렵에는 그렇지 않게 됐다는걸 직시할 수 밖에 없었어요.


- 카타부치 감독은 어떤 식으로 애니 업계에서 커리어를 쌓고 싶으셨나요.


카타부치 :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애니와 관련된거라면 괜찮다" 정도의 생각으로 업계에 들어왔지만, 이후 Little Nemo에 참여한게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TV는 긴 이야기를 보여주는데 적합하지만, 세밀한 표현에 있어서는 좀처럼 발을 들여놓을 수 없어요. 하지만 영화라면 세부를 애니메이션적 표현으로 만들어가는걸 목표로 삼을 수 있어요.

텔레콤 이후 무시 프로덕션에 간 것도, 어쨌든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는 회사였기 때문이에요. 그렇지만 가보니 여러가지 명성이 붙어있지 않으면 좀처럼 기획이 통과되지 않는 상황이었지요.

NEMO는 일미합작으로, 기획이 여러번 엎어진 작품입니다만, 뜻밖의 부산물도 있었습니다.


- 그건 어떤건가요?


카타부치 : NEMO는 당시 아직 국제적으로는 무명이었던 일본의 애니메이션이 세계시장에 첫 발을 내딛기 위해 디즈니식 제작 방식을 흡수하자는 플랜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때 프로듀서가, 가르침을 받기 위해 디즈니와 콘택트 했을 때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을 가져갔어요.

디즈니 제작 스타일은 프로듀서가 주체가 되어 플랜을 진행시키는건데, 거기서 "칼리오스트로의 성"은 감독이 스토리를 만들고 여러 세부까지 직접 정했다고 설명했더니, 저쪽의 애니메이터들이 굉장히 놀랐다고 합니다. 

그곳에는"토이 스토리"의 존 라세터도, "아이언 자이언트"의 브래드 버드도 있었다고 해요.

일본이 미국의 전통적인 제작방식을 배우러 갔는데, 미국은 일본의 제작방식에 놀라고, 그게 이후 그들의 크리에이션으로 이어진겁니다.


- 역사의 교착점이네요.


카타부치 : 교착점이라는 큰 시점에서 보면,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중반에 걸친, 아메리칸 뉴 시네마 이후 "스타워즈"가 등장해 SFX가 히트를 친 것과, 일본에서 "우주전함 야마토" "기동전사 건담"이 관객층을 얻은건 사실 공통된 현상이죠.

둘 다 지금까지 존재하고 있던 "어른용" "어린이용" 양쪽을 상대하지 않은 "틴에이저"라는 관객을 발견해 그쪽을 향해 전달했습니다.

이때 일어난 변화가 50년간 계속되어 지금의 일미 영화의 상황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 조금 전에 만화영화의 쇠퇴라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만, 그 이후 애니 업계의 전환점이 된건 어느쯤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카타부치 : 미야자키 상의 "이웃집 토토로"는 그다지 히트하지 못했지만, 그 다음해인 89년 "마녀배달부 키키"는 대히트했어요. 그 무렵부터 의미가 달라진 것 같습니다.

애니메이션에 제작자가 있다는걸 세상 사람들이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는, 실사영화에 감독이 있다는건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애니메이션을 누가 만드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의식하지 않았어요. 

그렇게 80년대에 걸쳐 애니메이션은 제작자라는 얼굴을 갖추게 됐습니다.


- 그런 상황 속에서 카타부치 감독은 현재 MAPPA의 그룹이라는 형태로 CONTRAIL이라는 스튜디오를 차리고, 신작 "도토리 색의 나기코들"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카타부치 : 모종의 문화로서의 영화 또는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을 생각했을 때, 어느 순간부터 "장場"이 너무 급격히 확대되어 버려, 빠르게 제작하기 위해 능률화 되어가서, 문화로서의 측면을 지탱해온 예전의 "토지" "토양"을 잃어버렸다는 부분이 큽니다. 여러가지를 계승하지 못하게 됐죠.

그러한 부분에 신중한 의식을 가지게 되면 "만들었습니다, 공개했습니다, 그걸로 끝"란 식의 태도를 취할 수 없게 됩니다. 

이번에는 스태프를 육성하면서 제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만, 단순히 기술을 익히는 것 뿐만이 아닌, 사물을 표현하는 것의 의미와 그 너머에 세상이 있다는 의식을 세트로 익히지 않으면, 만드는 사람과 받는 사람 사이의 전제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것 또한 "토지"를 회복해 나가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 중 하나일거라고 생각합니다. 


- "도토리 색의 나기코들"은 세이 쇼나곤을 중심으로 한 내용이라고 들었습니다만, 왜 그런 소재를 다루게 되셨나요?


카타부치 : 헤이안 시대 중엽이라고 하면, 에마키모노의 세계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마쿠라노소시"를 읽으면, 작자의 관찰안이 매우 날카롭고, 세세한 부분에 리얼리티가 나와 있습니다.


세이 쇼나곤은 후지와라노 데이시 밑에서, 외부와의 교섭을 담당한 직업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헤이안 시대라고 하면 "우아함"같은 말로 표현하기 십상이지만, 그건 동시에 당시 그곳에 있었던 사람들을 "우리들과는 다른 존재"로 분리시키는 결과로도 이어지게 됩니다.

그 반대로 그 당시 살았던 사람들을, 그들의 사고방식뿐만 아니라 신체성까지도 포함해 그려내는 일은, 그들을 현대의 우리와 무관하지 않은 존재로 만들어줍니다.

상상력, 공상성이라는 방향 뿐만 아니라, 우리와 같은 차원을 살았던 1000년 전의 세이 쇼나곤들을 깊게 생각해보는 방향으로 써보려고 했습니다.


- 애니의 미래를 향해, 현재의 과제를 꼽자면 무엇이 있을까요?


카타부치 : 21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TV애니 갯수가 굉장히 늘어나, 그 긴급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제작방식이 변형되어 본래의 모습을 잃어 버렸습니다. 

그렇게 25년이 지나니, 꽤 커리어가 있는 사람도 긴급상황의 제작 방식밖에 모르게 되버렸습니다.

우리 40년 선수들에게 어떠한 역할이 있다고 한다면, 현재의 제작 프로세스가 아닌 다른 방법, 다른 선택지가 있고, 앞으로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CONTRAIL에서 사람을 키우면서 영화를 만들고 있는 것도 그것과 연동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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